중앙은행 정책과 외환시장의 변화
요즘 세계 산업계의 가장 큰 화제는 바로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의 모바일 칩 설계기업인 ARM의 인수가 아닌가 합니다. 손 회장이 ARM을 인수하는데 엔화와 Pound의 변동성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엔화상승을 이용해 더 저렴하게 상대기업을 인수할 수 있었던 것이죠.
브렉시트 결정 이후, Pound가 급락한 가운데, 보통은 낮아진 통화가치가 향후 경제회복에 도움이 되곤 하지만, 현재 영국의 경우 Pound의 폭락으로 위기로 낮아진 기업과 자산들이 헐값에 팔리는 또 다른 위기를 맞은 듯 합니다. 총리 선출 이후에도 큰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어제는 BOJ와 ECB가 추가 경기부양책을 하지 않겠다고 발표하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증가하던 날이었습니다.
최근 경제 자체의 펀더멘탈보다는 중앙은행들의 재정정책 의존도가 높아지다 보니, 중앙은행장들의 언급에 시장이 크게 요동하는 경향이 더욱 심해진 듯 합니다. 지난 달 유럽연합을 탈퇴하는 경정을 내린 이후 하락하던 파운드 환율은 총리 선출 이후 다시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주다, 어제 유럽과 일본의 중앙은행장이 기존의 정책을 변경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다시 하락세로 떨어졌습니다.
BOJ와 ECB 의 발표에 흔들린 Pound (2016년 7월 21일)
출처: Bloomberg
EU와의 협상에 별다른 진전이 없는 가운데, 일본은행과 유럽중앙은행이 트레이더들의 관심을 끌게 되면서 Pound는 그 사이에서 상승과 하락을 반복했습니다.
1. 일본은행 총재의 헬리콥터 머니 정책 부인
일본은행 구로다 총재가 BBC 라디오방송에서 일본은 헬리콥터 머니 정책을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고 답변하면서 엔화 가치가 상승했고, 이것이 파운드 환율에는 압력으로 작용했습니다.
위의 표에서 보여주듯이 구로다 총재 발언 이후 Pound의 가치는 급락했습니다. 구로다 총재는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전에도 동일한 발언을 함으로 엔화의 상승을 초래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2. ECB 마리오 드라기의 연설
그리고 이후 유럽중앙은행 총재인 마리오 드라기가 기존의 채권매입 규모를 유지하고, 금리도 현재의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유럽중앙은행이 별다른 경기부양책을 내놓지 않자 Pound는 다시 한번 하락했습니다.
Naver.om
런던 소재 투자은행의 전문가들은 구로다 총재의 발언으로 엔화가 상승으로 돌아섰고, 이것이 Pound의 가치를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유럽중앙은행 역시 추가 경기부양책 없이 기존의 정책을 유지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Pound는 유로화 대비 가치가 하락하며, 당분간 이러한 외적인 요인이 영국 환율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이러한 변동성을 안정시키고 Pound를 상승으로 이끌 수 있는 가장 좋은 길은 새로 선출된 테레사 메이 총리가 EU와의 구체적인 협상안을 내놓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현재 메이 총리는 유럽 여러 나라 정상들과 회담을 갖고 있지만 그 길이 결코 쉬워 보이지 만은 않습니다.
영국의 주요한 쟁점은 이민자의 수를 줄이고 EU에게 지불하는 분담금을 최소화하면서 현재의 자유무역 지위는 유지하자는 전략이지만 책임을 최소화하고 자국 이익을 극대화하기를 원하는 것에 다른 국가들이 쉽게 승낙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겠죠.
특히 네덜란드의 경우 현재 런던에 상주하고 있는 금융기관들을 암스테르담으로 유치하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들을 진행 중이며, 메이 총리와의 회담 중에 유럽연합과의 무역과 이민자 감소 중 택일하라고 종용하고 있으니, 향후 EU와의 협상이 그리 순조로워 보이진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