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 르펜과 프랑스 대선
브렉시트의 여파가 상당부분 진정된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다시 한번 오는 4월 유럽의 위기 가능성에 대한 언급이 나오고 있습니다. 바로 4월에 프랑스의 대선이 있기 때문이죠. 영국에서 시작된 유럽연합 탈퇴로 시작된 보호무역주의의 움직임이 미국으로 넘어가 트럼프의 당선으로 이어지고, 이제는 그 흐름을 유럽이 넘겨받게 되지 않을까 경제학자들이 눈여겨 보고 있습니다. 즉 프랑스의 유럽연합 탈퇴를 의미하는 프렉시트가 다시 한번 유럽경제에 충격을 주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입니다.
마린 르펜은 프랑스의 극우정당인 프랑스 국민전선의 대표이며, 역시 국민전선의 대표이자 극우 정치인이었던 아버지의 정치성향을 그대로 물려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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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대선 판도
프랑스 대선은 작년 말까지만 해도 좌파와 우파의 지지를 모두 받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었던 중도 우파 성향의 알랭 쥐페 (Alain Juppe)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졌습니다. 그리고 쥐페의 열풍이 사라지면서 또한 39세의 젊은 정치인인 에마뉘엘 마크롱이 주목을 받았으나,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Le Pen의 지지율이 가장 높게 나와 관심을 이끌고 있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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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Le Pen의 지지율이 그리 높지 않다고 예상되었으나, 바로 며칠 전 시행된 여론조사에서 마린 르펜의 예상 득표율이 27%로 가장 높게 나왔으며, 최근 주목을 받았던 마크롱과 프랑수와 피용은 각각 20%의 득표를 올렸습니다.
르펜의 대선 공약
전문가들이 이렇게 마린 르펜 지지율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무엇보다 Le Pen의 제 1공약이 프랑스의 유럽연합 탈퇴이기 때문입니다. 유럽에서 작년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으로 큰 홍역을 치른 후일 뿐 아니라 아직까지 정확히 영국의 탈퇴협상이 진행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프랑스 대선에서 프렉시트 (Frexit)를 주장하는 극우 정치인이 등장한다는 것은 다른 국가들의 탈퇴를 부추길 수 있는 도화선으로 작용할 확률이 크기 때문입니다.
< 2017년 각 후보의 지지율 변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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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이렇게 유럽 여러 나라에서 유럽연합 탈퇴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은 무엇때문일까요? 아마도 가장 큰 발언권을 가지고 있는 독일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유럽연합의 행정과 경제정책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독일은 유럽연합에 가장 많은 돈을 지불하고 있는 대신 가장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정책결정에 큰 힘을 행사하고 있으며, 유럽연합 여러 나라들을 자국 기업들의 판매시장으로 활용하는 정책을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럽 내 다른 국가들이 불만을 갖는 것은 독일이 유럽경제의 하락을 이용하여 자국의 경제수준에 비해 저평가된 유로화를 이용해 수출을 늘리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Le Pen은 독일에서 경제상황에 비해 유로화가 15% 저평가되어 있고, 이러한 통화가치 하락을 무기로 독일은 좀 더 저렴한 가격에 자국의 상품을 더 많이 판매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있는 것이고, 프랑스는 경제상황에 비해 유로화가 6% 고평가되어 있어 독일과의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것입니다.
커지는 탈퇴 분위기
최근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마크롱 역시 이러한 입장에 동의하지만, 유럽연합 탈퇴를 주장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면 기존 유럽연합의 여러 규제에 대해서는 수정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동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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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부터 시작된 남부유럽의 위기와 더불어 2015년 그리스 채무문제, 그리고 2016년의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그리고 다시 대두되는 프랑스의 탈퇴 가능성으로 유럽경제가 한동안은 주목의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만일 프랑스가 탈퇴한다면 (프렉시트), 대규모 자금이 EU에서 빠지면서 재정적인 위험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비단 프랑스 뿐 아니라 3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 네덜란드, 그리고 최근 노르웨이에까지 유럽연합 탈퇴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4월 프랑스 국민들이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지 무척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