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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금융위기 여파로 100년도 넘은 투자은행인 리만 브라더스 (Lehman Brothers)가 파산신청을 했을 때 고용된지 얼마 되지 않은 스콧 노턴 (Scott Norton)은 도쿄지사에서 근무중이었습니다.

그는 브라운 대학을 졸업한 직후인 2008년 여름 당시 아이비 리그 졸업생의 선망받는 직장이라고 할 수 있는 투자은행에서 경력을 시작했습니다.  2008년 9월 15일, 리만의 모든 직원들은 위기에 빠진 회사를 누군가 인수해주길 기다리며 직장에 앉아있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죠.


▼ 전례없는 신용경색이 100년이 넘은 유서깊은 기업을 위기로 몰아 넣었고, 최악의 상황 가운데 파산신청을 한 리만의 직원들은 그대로 회사를 떠나야 했습니다.

하지만 노턴은 절망하기 보다는 이것을 오히려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위한 기회로 보았습니다. 그는 자신의 기숙사 룸메이트인 마크 라마단 (Mark Ramadan)과 대학시절 여러 사업 아이디어를 냈던 것을 생각해 냈습니다.

2학년 때 그들은 여러 종류의 머스타드가 있지만 왜 케첩은 한 종류만 있는지 이상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음식 종류가 더 다양해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유독 케첩만 지난 70년 동안 진화하지 못했다고 생각했습니다.


▼ 당시 그들은 수십 가지 조리법을 시험해 보았고 시음회도 가졌습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시장에 기회가 존재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즉 케첩 산업은 독점에 의해 지배되어 왔고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고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졸업식이 다가오면서 이들은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실제 비즈니스로 전환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금융위기를 경험했던 그들은 2010년 뉴욕으로 돌아와 함께 케첩 산업에 올인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들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하인즈 케첩에 대항하기 위해 정반대의 전략을 펼쳤습니다. 즉 하인즈가 플라스틱 병을 사용했다면 그들은 유리병을, 하인즈가 좁은 입구를 통해 짜내는 방식이라면 그들은 입구가 넓은 병으로 만들어 끝까지 다 퍼먹을 수 있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 그리고 하인즈가 맥도날드를 비롯한 대부분의 일상적인 미국인들의 식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미지라면 그들은 좀 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창조하기로 했습니다. 켄싱턴 경이라는 가상의 캐릭터를 창조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더한 것입니다.

Fortune 

영국의 옥스포드 대학을 졸업한 재원으로 동인도회사에서 향신료 관련일을 하는 인물로  자신들이 판매하게 될 향신료 사업에 걸맞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창조한 것입니다. 바로 대중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하인즈와 정 반대되는 전략이었죠. 그리고 내용물 역시 가공 식품첨가물과 GMO를 제거한 내용물을 케첩을 출시했습니다.

스토리텔링과 더불어 천연성분을 장착한  켄싱턴 경 (Sir Kensington)은 2010년 초반부터 입소문을 통해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두 창업자는 유명 투자자들로부터 총 2천만 달러의 자금을 지원받았으며, 그들의 제품은 곧 홀푸드 (Whole Foods)와 블루 에이프론 (Blue Apron), 그리고 전국의 고급 레스토랑에서 판매됩니다. 


▼ 그리고 2017년 두 창업자가 상상한 것 이상으로 케첩 산업에 큰 변화를 가져오며 크래프트 하인즈 (Kraft Heinz)의 경쟁자인 영국의 유니레버 (Unilever)사가 켄싱턴경을 1억 4천만 달러에 인수했습니다.

Unilever 

금융위기가 없었다면 그들의 케첩 아이디어는 빛을 보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역사상 가장 큰 파산인 리만 브라더스의 몰락을 지켜본 노턴은 자신이 기업을 직접 키우기 보다는 안정성과 자원을 확보하는 것 또한 브랜드의 지속성에 중요하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불가능해 보이는 140년된 하인즈가 지배하던 아성에 도전하기로 결정한 두 대학생. 어쩌면 완벽해보이는 시장에도 우리가 미쳐 보지 못한 더 많은 기회가 존재하는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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