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를 다시 사들이고 있는 기엄들
지난 몇 년간은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이 극대화 되었던 시기였습니다. 우리나라의 기업들도 연일 신문지상에서 자사주매입 소식을 전했고, 미국의 대형주 역시 그러했던 것 같습니다.
2015년 12월, 미국의 대형주이자 금융기업인 웰스 파고 (Wells Fargo), 백화점 체인인 메이시스 (Macy’s)와 노드스트롬 (Nordstrom)도 자사주매입 소식을 전했습니다.
그러면 기업들이 이렇게 시장에서 자사주를 매입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자사주매입 (Share Buyback)의 영향과 효과
자사주 매입 (Share buyback, 또는 Share Repurchase)란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을 사용하여 시장에서 자신들 기업의 주식을 매입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러한 자사주 매입은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전체 주식수를 줄여주기 때문에 자사주 매입조치가 이루어진 이후에는 해당 기업의 주가가 상승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리고 각 주주들도 주식수가 감소함에 따라, 전체 이익 중에서 주주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증가함으로, 자사주 매입을 찬성해 왔습니다.
미국의 경우, 2015년 한 해 동안 S&P 500 기업들은 $600 million을 자사주를 매입하는데 사용했으며, 이러한 매입 효과로 주가를 상승했습니다. 이러한 금액은 2008년 금융위기 직전에 보였던 2007년의 자사주 매입금액 견줄 만큼 큰 금액입니다.
2008년 금융위기 전의 자사주매입 수준으로 증가했습니다. Yahoo Finance
자사주 매입의 원인
그러면 기업들은 왜 시장에서 자신들의 주식을 다시 매입하는 것일까요?
1. 바로 저금리 때문
이렇게 엄청난 금액의 자사주 매입이 이루어진 배경에는 제로금리가 있습니다.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실시해온 0%에 가까운 금리를 이용해 기업들이 저렴한 금리로 채권을 발행해 시장에서 자사주를 매입해 온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한 중견기업이 주주들에게 매해 3%의 배당금을 지급한다고 가정해 봅니다. 하지만 이렇게 모든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하는 대신, 배당금액보다 낮은 금리, 2.2%로 채권을 발행하여 자사주를 매입한다면, 기업에게는 0.80%의 수익이 생기게 됩니다. 경영진들은 돈을 빌려 자사주를 매입하는 더 저렴한 방법이라고 정당화 하고 있습니다.
애플의 경우, 이미 현금을 $200 billion 을 보유하고 있지만, 2017년까지 $140 billion의 자사주 매입 계획의 일부 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2015년 한 해에만 $23 billion의 채권을 발행했습니다.
2. 주가상승의 수단
이렇게 자사주 매입을 기업들이 선호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특히 수익성이 좋지 않은 시기에도 주가를 상승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경영진들의 연봉이나 보너스가 흔히 주가와도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비록 기업들이 자사주를 매입해서 시중에 거래되고 있는 주식의 수를 감소시키더라도, 경영진들은 종종 동시에 새로운 주식을 발행하기도 합니다. 전문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S&P 500 기업들은 2014년 $700 billion의 자사주를 매입한 이후, $1.2 trillion의 주식을 추가로 발행했으며, 그 중 상당부분은 직원들에게 배당되었습니다. 이렇게 경영진들이 스스로에게 주식을 발행하고, 자사주 매입을 통해서 주가를 부풀리는 일들이 계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자사주매입으로 인한 주가와 배당금 상승으로 주주수익은 상승했으나, 기업의 영업이익은 감소하는 성향을 나타냄. Yahoo Finance
이제 우리 투자자들은 주가성장을 그저 기업의 수익성으로 인한 성장이 아닌, 자사주 매입을 비롯한 여러 경영진들이 시도하는 여러 방법으로 인한 것임을 인지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위의 그래프에서도 보이는 것처럼, 2014년 중반 미국기업들의 수익성은 저하되었지만, 주주들의 수익은 증가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자사주 매입을 통해서 주가가 상승한 효과를 나타냅니다.
역사상 가장 낮은 금리 덕분으로 미국과 여러 국가들의 기업들은 저렴하게 자금을 빌려 주가를 상승시킬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고, 2016년 몇 차례 올릴 것으로 보여지는 상황에서 이러한 주가상승 상황이 계속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