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가 영국에 미치는 영향:
수도 런던 (London)은 여전히 유럽의 금융허브로 남을 수 있을 것인가?
지난 6월 23일 英國이 유럽연합을 탈퇴하기로 결정한 이후 현재까지 파운드 환율은 20% 가까이 추락했습니다. 비록 유로존에 속하지는 않았으나 현재까지 유럽연합의 일원으로써 많은 혜택을 누려온 英國이 과연 Brexit로 인한 충격을 이겨낼 수 있을까 하는 것이 많은 이들의 관심사가 되고 있습니다.
유럽의 허브로서의 런던의 지위
英國의 수도 런던은 영국 경제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상징과 같은 도시로, 9백만의 인구가 몰려 살고 있는 세계의 소프트 파워로 알려진 곳입니다. 유럽연합 탈퇴를 결정하기 전인 2014년~2015년 사이에 235,000개의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내던, 한동안 컨설팅 기업의 연구조사 결과 우수한 인력들이 일하는 있는 도시로 전 세계 1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뉴욕이 2위를 차지했다고 하니, 런던의 파워가 얼마나 컸던지 짐작할 수 있을 듯 합니다.
London
Wikimedia Commons
이러한 이유로 런던은 유럽 뿐 아니라 전 세계 인재들이 일하고 싶어하는 도시 1위로 선정되었고, 해마다 우수한 수 많은 인력들이 유입되곤 했습니다. 기업들 역시 유럽 전체를 총괄하는 본부를 런던에 두는 등 런던은 금융과 IT 산업, 그리고 여러 관련 산업들을 총괄하는 역할을 하는 英國 경제의 중심이었습니다.
새롭게 선출된 테레사 메이 총리가 이제 내년 3월부터 유럽연합과의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언급한 가운데 EU와의 협상은 그리 순조롭지는 못할 듯 합니다. 이제 유럽연합을 넘어서 英國이 하나의 시장으로 선다는 의미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이제까지 유럽의 금융과 IT 산업 허브로서의 지위를 상실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불확실한 브렉시트 협상과정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캠페인을 이끌었던 정치인들과 Brexit의 지지자들은 EU와의 연결을 끊는 것이 유럽의 허브로서의 런던보다, 런던을 더 세계적인 도시로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6월 23일 투표의 주 의제로 자리 잡았었던 이민 (immigration)을 英國이 이제 스스로 통제함으로써 런던 출신들을 외곽으로 내몰 만큼 비쌌던 런던 중심지의 부동산 가격을 제자리로 돌려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향후 Brexit로 인한 결과가 어떻게 될지 아는 사람이나, 금융이나 IT, 그리고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이르기까지 런던의 기존의 위치를 어떻게 지켜나갈 수 있을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지난 6월의 투표결과로 런던은 더 이상 동일한 위치를 누리기는 어려워 보이며, 자국의 수도에 밀려드는 이민자들에 대한 英國 저소득층의 분노가 이러한 투표 결과를 낳게 한 도화선이 된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하지만 英國인들이 간과한 사실 중 하나는 현재의 이러한 런던의 번영이 그저 자국민만이 아닌 역사적으로 이민자들의 유입으로 인해 이루어졌다는 사실입니다.
런던 형성의 역사적 사실
역사적으로 런던은 17세기~18세기에 프랑스로부터 쫓겨온 기독교 신자들과 네덜란드의 무역상들, 그리고 팔레스타인으로부터 피난 온 유대인들이 거주하면서 만들어진 도시로 알려져 있습니다. 첫 영란은행 (the Bank of England)의 총재는 존 휴브론 (John Houblon)으로 프랑스로부터 피신했던 기독교 신자의 손자였으며, 현재의 총재는 캐나다에서 태어났습니다.
현 영란은행 총재 마크 카니 (Mark Carney)
Wikipedia
이렇게 역사적으로 런던이 많은 이민자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도시인 것처럼, 현재도 그 현상은 지속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들어 런던은 유럽의 여느 도시보다 더 많은 IT 스타트업 기업들을 끌어들이고 있으며, 英國 정부도 이러한 IT 기업에 대한 투자를 촉진하고 있습니다.
런던이 세계 다른 도시에 비해 더 매력적인 이유는 바로 전 세계에서 모여든 인재들 덕분입니다. 땅을 파서 나오는 오일과 같은 자원이 아닌 이러한 휴먼 파워 덕분으로 새로운 기업들에 대한 투자도 이루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만일 Brexit가 이민 자체를 어렵게 만들고, 인재들을 끌어들이는 이점을 잃는다면, 이러한 투자와 인재를 끌어들이는 런던의 매력은 더 이상 지속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지난 Brexit 결정으로 인한 악영향은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평균적으로 베를린에 비해 27% 높았고, 파리에 비해서 18% 높았던 런던에서 일하는 인재들의 연봉은 이미 파운드화의 폭락으로 심각하게 손상되었습니다.
비자 거부 정책 영향
브렉시트 결정 이후 정치적인 신뢰도 어느 정도는 무너진 것으로 보입니다. 英國 이민국에 따르면 기업들은 그들이 고용하고 있는 외국인들의 목록을 제출하라고 제안했으나, 엄청나게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후에 정부가 이 제안을 철회했습니다.
Central London
Wikipedia
Brexit가 원래 의도된 대로 시행된다면 英國에서 일하고 있는 모든 외국인들이 비자를 발급 받아야만 일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게 됩니다. 이럼으로써 英國이 유럽연합의 일원으로서 지키고 있었던 인력의 자유로운 이동에 대한 종지부를 찍는 것이 되며, 만일 다른 곳에서도 일할 수 있을만큼 능력 있는 인력들이 이러한 정책에 반감을 가지게 되면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비단 금융이나 IT 기업만의 일은 아닙니다. 레스토랑 사업 또한 위험에 처할 수도 있습니다. 英國의 손쉬운 이민정책으로 런던에 자리잡은 유럽 국적의 쉐프가 운영하는 66개의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들은 만일 英國 정부가 비자를 요구한다면 미국이나 다른 국가로 이전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러한 Brexit 과정에 대한 공포는 많은 고등교육을 받은 인력들을 다른 국가들로 몰아낼 수도 있습니다. 런던은 1980년대 이후로 이러한 해외 고등인력들의 유입으로 큰 수혜를 보았던 가장 큰 도시이기도 합니다.
인력의 자유이동으로 인해 큰 성공을 맛보았던 영국이 이제 이민정책을 제한함으로써 이제까지의 성공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을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만일 英國이 이제까지의 인력의 자유이동을 포기하면서 이전과 같은 성공을 유지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투표를 통한 민심 표출
런던은 지난 6월 23일의 투표에서 60:40으로 EU에 머무는 것을 선택했었습니다. 비록 브리메인 (Bremain)을 선택했으나, 놀라운 것은 런던임에도 불구하고 두 의견의 차이가 그리 크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이렇게 두 의견의 차이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것은 런던의 성공으로 그늘에 가려진 약자들과 피해자들이 있었다는 것을 간과해왔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비록 Brexit가 완전히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변하지 않는 장점을 여전히 가지고 있습니다. 세계 공통어인 영어를 사용하는 국가라는 장점과 더불어, 기준이 되는 타임존 등의 일부 장점은 변하지 않겠죠.
Brexit 캠페인을 이끈 대표적 정치인 보리스 존슨 (Boris John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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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國인들이 해외 이민에 대한 많은 거부감을 가지고 있으나, 1939년에서 1981년까지 전쟁과 여러 피해들로 잃었던 2백만의 인구의 수를 회복한 것은 전적으로 이민 덕분입니다. 물론 1961년에는 5%가 밖에 하지 않았던 해외태생 런던사람의 비율이 오늘날에는 37%에 달한다는 것이 그들에게는 거부감으로 다가올 듯 합니다.
Brexit를 이끌었던 대표적인 정치인인 고든 (Gordon)은 대부분의 영국 사람들이 탈퇴를 선택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번의 투표로 인해 英國의 화려한 뒷면에는 밀려드는 해외 우수인력들로 인해 오히려 런던 태생의 대학을 졸업하지 못한 일반 대중은 이민자들보다 뒤쳐지며, 그들에 밀려 높은 봉급을 받을 수 있는 직장을 놓고 그들과 경쟁할 수 없으며, 또 집을 얻을 수도 없다는 사실이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이민자들에 의해 발전한 런던을 누릴 수 없었던 일반 대중의 분노가 현재의 Brexit라는 투표결과를 낳게 된 것입니다. 본격적인 브렉시트 협상을 앞두고 일선에서는 테레사 메이 총리가 런던에 위치한 금융기업들의 불안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로 일부 기업들이 이전을 이미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는 가운데, 이민 통제에도 현재의 지위를 유지하기를 원하는 정부와 유럽연합과의 갭은 너무나 커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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