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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보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최근 독일의 도이치뱅크가 미국의 법무부로부터 미화 140억 달러의 벌금을 추징당하면서 2008 금융위기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도이치뱅크의 주가는 2007년 한 때 $100을 넘기도 했으나, 제가 지금 글을 쓰고 있는 현재 주당 $13을 유지하고 있으니, 10년이 지나는 동안 1/10로 하락했습니다. 



벌금을 추징당한 직후, 미국 법무부와 협상을 통해 상당부분을 탕감 받았다는 소식도 들렸으나, 아직은 정해진 것이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파산한 리먼브라더스와 비교하기도 했으나, 일부 전문가들은 리먼브라더스보다 훨씬 현금여력이 많은 도이치뱅크의 상황을 고려한다면 파산사태까지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도이치뱅크는 만 명의 인력 감원을 계획하며 비용감소를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보통의 경우, 한 국가를 대표하는 금융기관이 이렇게 어려움에 빠지게 되면 일반적으로는 이렇게 파산하도록 내버려 두기 보다는 사회와 나라 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서 정부에서 보조금 지급을 통한 회생을 계획하게 마련이지만, 얼마 전 있었던 이태리 은행들의 위기에서도 독일에서 보조금 지급을 반대했던 상황이라 자국은행이라고 해서 보조금을 지급하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금융위기의 원인: 1999년 닷컴버블


2008년의 원인은 장기간 계속되었던 저금리의 영향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미국은 2000년 이름하여 닷컴버블이라고 불리는 초유의 주가폭락사태를 겪게 됩니다.  당시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많은 IT 기업들이 생겨나게 되면서, 인터넷과 관련된 기업이라면 누구나 투자를 다소 쉽게 받을 수 있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2000년 4월 1일 미국의 S&P500지수는 당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상장된 IT 기업들이 기대만큼 수익을 올리지 못하면서 거품이 붕괴되고 주가지수는 50% 가량 폭락하게 됩니다.  


미국증시: 1999년 닷컴버블

Yahoo Finance


폭락하는 중에 2001년 테러리스트들이 무역센터와 펜타곤을 공격했던 911까지 발생하면서 증시는 바닥으로 내려가게 됩니다.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미국은 금리를 인하하게 됩니다.  2006년 1월까지 미국 연방준비위원회 의장을 지냈던 앨런 그린스펀은 경기회복을 위해 2001년 초 6.5%였던 기준금리를 불과 2년 만에 1% 대로 낮추게 됩니다.  이렇게 금리를 낮추면서 다시 증시는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은행권의 수익률 저하


문제는 이렇게 금리가 낮아지면서 은행권의 수익률 또한 낮아졌다는 것입니다.  대출이자가 주 수입원이었던 금융기관들은 이렇게 기준금리가 갑자기 낮아지면서 수익이 급격히 하락하자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게 됩니다.  바로 Mortgage 증권이죠.  대출자의 신용에 따라 등급이 매겨지는 Mortgage 증권의 경우, 매달 대출자가 지급하는 원금과 이자로 국채 보다 높은 이익을 올리기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적격인 모습을 갖추게 됩니다.  그리고 설령 대출자가 대금을 지급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대출은행의 입장에서는 언제든지 집을 담보로 삼고 있기 때문에 손해를 보지 않고서도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수단이었던 셈입니다. 


미국 기준금리 변화

Global-rates.com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너도 나도 주택을 매입하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이렇게 주택매입 수요가 증가하면서 주택가격은 나날이 상승했습니다.  주택 가격이 계속해서 상승했기 때문에 대출을 받아서 집을 매입하는 것이 일종의 투자와도 같았죠.  대출금이 높았지만 주택가격 역시 상승하고 있었기 때문에, 주택 매입자나 대출은행이나 다가오는 위험을 눈치채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하이브리드 채권의 탄생


이렇게 저금리가 계속되면서 기존의 신용등급이 양호한 Prime 증권에서 많은 수익을 거두지 못했던 은행들은 신용등급이 낮아 정상적으로는 주택매입이 어려웠던 저소득층에게까지 대출을 해주며 주택매입을 독려했습니다.  이렇게 Prime 등급 이하의 신용등급을 가진 사람들의 Mortgage 채권으로 만든 것을 서브프라임 (Sub-Prime) 모기지 채권이라고 불리었습니다.  


Flickr


문제는 이렇게 신용도가 낮은 사람들의 Mortgage 증권을 모아 투자은행들의 금융천재들은 Sub-Prime 증권 내에서 다시 여러 등급으로 증권 등급을 나누면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증권이 마치 높은 신용도를 가진 것처럼 둔갑하게 됩니다.  


그리고 증시와 자산가격이 상승하고 경제가 제자리를 찾고 있다고 생각한 연준은 2004년 후반부터 금리를 정상화시키기 시작합니다.  2004년 말에서 2007년까지 연준은 기준금리를 5.25%까지 상승시키게 됩니다. (위의 그래프 참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금리가 1% 였을 당시 저금리로 대출을 받았던 저소득층은 이제 금리가 상승하면서 주택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저금리 상황이 종료되면서 주택투자가 감소함으로 주택가격은 추락하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주택가격이 하락하면서 담보대출자가 파산하여 은행이 주택을 담보로 잡더라도 원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 것입니다.  당시 원래의 채권 등급을 알지 못하고 증권회사가 만든 하이브리드 증권에 투자했던 상당수의 투자자들이 많은 자금을 잃었습니다.  특히 서브프라임 모기지 증권 투자비율이 높았던 미국의 5대 투자은행 중 3개 (Merrill Lynch, Lehman Brothers, Bear Sterns)가 문을 닫거나 다른 상업은행에게 인수되었으니 당시 상황이 얼마나 심각했었는지 짐작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다시 시작된 미국의 금리인상


상당수의 투자은행들이 천문학적인 손해를 본 가운데 미국은 경기회복을 위해 다시 5.25%였던 기준금리를 다시 0.25%로 낮추고, 또 양적완화라는 다소 이례적인 방법을 통해서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해 왔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로 2007년 최고점에서 50% 이상 급락했던 미국증시는 다시 2007년 최고점의 2배를 갱신하며 사상 최고지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2015년 12월 9년 만에 금리인상을 시행했던 연준은 다시 이번 12월 2번째 금리인상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2017년 세계경제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으로 세계경제와 미국증시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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