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 테이퍼링 영향
유로 환율이 다시 상승하고 있습니다. 바로 유럽중앙은행이 현재 시행하고 있는 채권매입을 점차적으로 줄이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한 이후로 Euro가 원래의 가치를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달러 대비 가치가 상승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전 세계 통화대비 모두 가치가 상승하고 있습니다.
제가 기억하기는 2000년대 중반까지 Euro는 달러 대비 $1.50을 유지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당시 최고의 모델이라고 불리었던 지젤 번천이 하락하는 미국 달러 대신 Euro로 지급을 해달라고 요구하면서 큰 화제가 되기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양적완화 정책의 시작과 진행
장기 디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었던 유럽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유럽중앙은행은 같은 통화를 사용하고 있는 Eurozone에 2015년 3월 처음으로 채권매입을 통한 양적완화 정책을 시행하게 됩니다. 이렇게 양적완화 정책을 사용하게 된 계기는 아무래도 2008년 금융위기를 대규모 양적완화와 기업구제 등의 정책으로 위기를 극복했던 미국을 사례로 삼은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위기 이후 대규모 채권매입을 진행했던 미국은 2014년 10월 양적완화 정책을 정식으로 종료했습니다.
< 유럽중앙은행장 마리오 드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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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적완화 정책은 이미 0%대의 금리로 금리인하를 통해서 경기를 부양하지 못할 경우 사용되는 다소 이례적인 경제적 조치로, 중앙은행이 시중의 부실채권 등의 채권을 매입함으로 현금을 시중에 인위적으로 공급함으로써 투자와 경제활동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정책입니다. 2008년 이후 미국이 이 정책을 사용했었고, 지난 2년 가까이 유럽과 일본이 사용해 오고 있습니다.
2015년 3월 양적완화 정책을 시행할 당시, ECB에 가장 많은 자금을 대고 있는 독일의 반대를 무릅쓰고 유럽중앙은행장인 마리오 드라기 주도 하에 1.1 trillion euro에 해당되는 채권매입 정책을 시행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에도 불구하고 목표 인플레이션을 달성하지 못하고 경제가 여전히 정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자 2016년 3월 기존의 채권매입금액을 30% 이상 늘리게 됩니다.
추가 양적완화 조치
그리고 그래도 경제에 별 변화가 없자 6월에는 Eurozone 국가들의 국채 뿐 아니라 회사채도 매입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014년 이만한 크기의 중앙은행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마이너스로 끌어내리게 됩니다. 이후 유로 환율은 달러 대비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으며, Eurozone 국채 수익률은 마이너스로 하락했습니다.
5년 간 Euro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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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채권매입과 마이너스 금리를 시행하는 이유 중 하나는 Euro의 가치를 하락시킴으로써 무역 경쟁국 대비 Eurozone 기업들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통화가치 하락으로 기업들의 수출량이 증가를 통해 주식시장 역시 활발해지길 원했던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대규모 채권매입과 마이너스 금리로 Euro가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경제 전반에는 큰 성장이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새로운 정책 시행 당시에는 반짝하며 하락하던 통화가치가 국제경제의 불경기와 더불어, 특히 올해는 중국의 경제성장률 저하와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문제가 되면서, 위기 상황에서는 ECB의 의도와는 달리 Euro는 상승과 하락을 반복해 왔습니다.
2011년 1,600원이 넘었던 Euro는 2014년 양적완화 정책을 시행한 이후 하락과 상승을 반복했고, 현재 1,200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유럽경제의 위치를 감안한다면 장시간 낮은 수준을 유지해 온 것입니다.
유럽중앙은행 Tapering에 달린 통화가치
마이너스 금리 시행을 통해 기업 투자를 이끌어 내려고 했으나, 오히려 대출이자가 주 수입원인 금융권의 수익률이 낮아지면서 금융권의 경쟁력 역시 하락했으며, 이태리 은행들의 위기는 이미 알려진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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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이례적인 대규모의 채권매입과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도 불구하고 경제를 회복시키는데 성공하지 못한 유럽중앙은행은 이제 양적완화 정책의 종료 방법을 논의하고 있는 것입니다. 재무장관들의 회의가 오는 10월 20일로 예정된 가운데, ECB는 기존의 양적완화 정책을 점검할 기회를 갖게 됩니다. 만일 10월 20일 유럽중앙은행의 회의에서 양적완화 정책을 서서히 축소시키는 테이퍼링이 공식화된다면 채권매입 금액이 줄어듦에 따라 유로 환율은 원래의 제자리를 찾을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1.1002인 환율이 미국의 금리인상 시점에 따라 약간의 변화는 있겠으나, 2017년 말경에는 $1.20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현재 상승하고 있는 달러는 내년에는 소비지수의 하락으로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일부 전문가들이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오는 10월 20일 유럽중앙은행 회의에서 테이퍼링이 결정되는가의 여부가 향후 Euro의 향방을 결정짓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