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이유
세계경제에 닥친 경제위기를 바라보면서 이제 20년이 되어가는 1997년 외환위기를 기억해 봅니다. 당시 한국은 단기외채를 갚지 못하면서 IMF의 신세를 지는 처지가 되었었죠. 외화를 융자받는 조건으로 감당해야 했던 대가는 엄청났습니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진행되었고, 국내 금융기관의 금리를 자금유출을 막기 위해 10% 넘는 이자를 지불했었죠.
당시에는 예금만 해도 연간 10% 넘는 이자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자금이 있으셨던 분들에게는 자산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었지만, 투자를 위한 자금을 구하는 기업에게는 힘든 시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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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금융위기를 벗어나면서 당시 IMF의 조건이 위기를 벗어나려는 한국에게 무척 가혹했다는 비판이 제기되었습니다. 당시 경제위기 지원에 대한 경험이 별로 없었던 IMF가 그야말로 교과서적인 가장 최대의 제약을 가한 셈이 되었었습니다. 다행히 어려움이 있었지만 한국은 채무를 모두 갚은 모범적인 (?) 국가로 인정을 받게 되었습니다. 현재 남부유럽에서 채무상환을 미뤄가면서 지속적으로 재정지원을 받는 것과 비교해 본다면 한국의 상황이 얼마나 치열하고 힘들었을지 짐작도 하기 어렵습니다.
경제위기와 그 대책
이제 또 다른 시기가 왔고 2008년 미국에서 경제위기가 발생하게 됩니다. 바로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라고 불리는, 사상 최악의 재정파탄 사태가 온 것입니다. 당시 미국은 이 위기를 ‘돈의 힘’으로 이겨냈습니다. 당시 0%였던 금리를 더 이상 하락시킬 수 없게 되자, 시중에 나와 있는 채권 - 국채와 회사채를 포함해서 – 을 매입한 것입니다. 매해 천문학적 금액의 채권을 매입함으로써 직접 시장에 돈을 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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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부분의 금융기업들이 상당부분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투자했었습니다. 투자금액이 컸었던 기업 중 AIG는 정부자금 투입을 통해서 구제를 받았지만 리만 브라더스는 인수기업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바로 해체되었습니다.
2009년 2007년 최고점 대비 60% 정도 하락했던 미국증시는 이후 이러한 미국정부의 양적완화 정책과 기업의 재정상태가 다시 향상하면서 100% 이상 상승하게 됩니다. 이러한 미국의 경제 부활을 목격한 유럽과 일본 등 디플레이션으로 인해 경기침체를 겪게 된 여러 국가들은 미국을 따라서 확대재정 정책을 시행하게 됩니다.
유럽과 일본의 채권매입 정책
유럽중앙은행 (ECB)은 금리를 마이너스 금리로 낮추고 매달 80억 유로라는 천문학적 금액의 채권을 매입하면서 경제회복을 기대하고 있으며, 일본은행 역시 같은 과정을 겪고 있으나 아직까지 경제에 큰 변화는 없어 보입니다.
이렇게 진정한 문제를 구조조정 없이 돈을 찍어 돈의 힘으로 자산의 가치를 부풀리는 정책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었습니다. 세계의 중앙은행들은 경기를 되살리기 위해 돈을 무작위로 찍어내고 이자율을 역사상 최저치로 낮추는 폰지사기와 같은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유럽 재정확대 정책의 한계
이러한 중앙은행들의 조치는 고통스러운 구조조정없이, 그저 의미없는 성장만을 보겠다는 것입니다. 현재 유럽에서 시행되고 있는 이 정책은 다시 침체기를 보이는 미국에도 사용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양적완화와 마이너스 금리의 문제는 진정한 성장이 없다는 것입니다. 덴마크 중앙은행은 세 차례 연달아 이자율 인하를 단행했으나, 여전히 경제의 성장은 보이지 않습니다.
덴마크, 코펜하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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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중앙은행은 이번 주 초 경제가 올해 0.9%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지난 6월 발표에서 1%가 하락한 수치입니다. 또한 2017년 경제성장률은 6월에 발표했던 1.6%에서 0.1% 하락한 1.5%로 낮추었습니다. 덴마크는 경기활성화와 인플레이션을 높이기 위해 5년전쯤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습니다. 덴마크는 대출과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서 이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몇 안되는 국가 중의 하나입니다.
이자율을 낮추어 투자를 활성화 하려는 계획이었지만, 유럽과 같이 지속적인 양적완화와 이자율 정책에도 불구하고 증시는 여전히 낮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단점
이러한 비전통적인 재정정책은 이미 많은 경제학자들이 언급했던 것처럼 많은 문제를 야기하게 됩니다. 이자율을 비정상적으로 낮춤으로 이자수익으로 생활했던 은퇴생활자들을 향후 뚜렷한 수익을 보장할 수 없는 위험자산으로 내몰고 있으며, 이자가 주 수입원인 은행들 역시 수익성이 급격히 저하되고 있습니다. Negative Rate 정책을 시행한 이후 도이치 뱅크를 비롯한 많은 유럽은행들이 수익성이 저하되면서 여러 위험상황으로 내몰리게 된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이야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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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를 상승시키기 위한 조치이기도 했지만, 은행주가 하락하면서 전체 증시에 미치는 효과 역시 하락하고 있습니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정부가 중앙은행들이 돈을 찍어내게 내버려 두며 문제를 방관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경기회복을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문제를 발견하고 구조조정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쉽지 않겠지만, 결국은 진정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치와 노력이 없이는 성장은 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