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엔화 환율 전망: 미국의 반대에 직면한 타로 아소
얼마 전 G20의 재무장관 회의가 있었습니다. 세계경제가 불황을 맞이하며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각국 재무 담당자들의 회의인 셈입니다. 일본 부총리인 타로 아소 (Taro Aso)도 현 일본의 상황에 대해 미국의 동의를 구하기 위해 회의에 참석한 듯 합니다.
모두 아시는 것처럼 일본환율은 지난 몇 주간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습니다. 세계경제에 불황의 그림자가 지면서 세계의 투자자금들이 엔화로 몰려들었기 때문입니다.
아베노믹스의 부분적인 성공
일본은 아베수상이 취임한 이후, 아베노믹스 라는 정책을 통해서 일본시장을 키워왔습니다. 환율을 낮추어서 일본 기업들의 제품을 무역 상대국 대비 저렴하게 만들어 기업의 수익을 높이려는 전략이었습니다. 환율을 낮추는 것에 대한 미국의 암묵적인 동의 하에 일본은 지속적으로 엔화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정책을 실행했습니다. 바로 엄청난 금액의 채권매입 정책이었죠.
Nikkei 225: 지난 5년간의 증시 움직임 Yahoo.com
이렇게 엔화의 가치가 하락한 덕에 일본증시도 지난 2012년 1월의 최저점에서 2015년 8월의 최고점까지 100% 이상 상승했습니다. 다 환율정책의 힘이었습니다.
하지만 2015년 11월 이후 일본증시는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일본정부는 채권매입 금액을 늘리고, 지난 1월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시킴으로 시장에 충격을 주면서 엔화가치를 끌어내리려고 애를 썼지만 오히려 반대의 효과가 나타난 것입니다.
미국의 엔화가치 하락 이유
이런 상황에서 일본의 타로 아소가 다시 미국을 설득하기 위해 나선 것입니다. 문제는 이제 미국의 입장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 것입니다.
1. 달라진 미국경기
지난 2년간 미국이 엔화가치 하락을 허용했던 이유는 바로 미국경제가 성장기였기 때문에 엔화가치 하락을 용인할 만큼의 여력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금리인상을 미루면서까지 달러가치 상승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미국정부가 엔화의 가치 하락을 더 이상 용인해 주기는 어렵기 때문인 듯 합니다. 엔화의 가치 하락은 바로 달러가치의 상승으로 이어지고, 미국기업의 수익저하와 증시 하락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5년간의 엔화환율 Naver.com
2. 달라지지 않은 일본경제
이렇게 미국이 엔화의 가치 하락을 용인했던 이유 중 하나는 세계 3위의 경제인 일본의 경기가 되살아나면, 세계경제를 살리는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결국은 장기적으로 미국경제에도 이득이 될 것이라고 해석했었던 듯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지난 2016년 1분기 일본의 GDP 성장률은 -0.3%를 기록했습니다. 실질성장률까지 감안한다면 크게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으로, 이러한 엔화 가치 하락 정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환율을 낮추기 위한 거대한 채권매입정책과 마이너스 금리에도 일본경제는 성장하지 않은 것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미국측은 일본에게 “환율이 문제가 아니라, 일본 내부의 문제다.” 라는 언급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미국측이 미국 상대 경상수지가 높은 한국과 아시아의 국가들을 중심으로 칼을 빼 들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되고 있는 가운데, 현재 일본지진의 여파로 환율이 약간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일본환율의 상승세는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해 봅니다.